이란에 거주하는 이슬람신자인 이란인 아미르 타헤리는 서구식 자유주의 이슬람의 신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말하며, 서구인들이 추구하는 사람과 사람의 평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슬람 세계에서는 놀라운 영적 추구가 일어났다. 이는 어떤 면에서 보면 서구식 가치관이 이슬람 사회에 과거보다는 훨씬 깊이 침투했음을 뜻한다. 또 여러 가지 이유로 서구사회에서 살고 있는 이슬람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서구 사회를 경험하는 이슬람 신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슬람교와 민주주의의 공존이 과연 가능한가 하는 의문에 대한 깊은 고민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
문명이나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학적인 접근을 먼저 해 볼 필요가 있다. 1890년대 말까지 만해도 이슬람 사회에는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그러다가 그리스어의 영향을 받게 되면서 페르시아어에 democrasi 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을 비롯하여 아랍어에 dimokraytiyah, 터키어에 democratio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란 ‘사람과 사람의 평등’이라는 개념 위에 세워진 사상이다. 그런데 그리스어에서 isos 라는 음절은 isoteos(equality; 평등, 동등), isologia(평등 혹은 자유로운 연설), isonomia(동등한 대우) 등 200 여 개의 명사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이들 단어에 해당하는 단어를 이슬람권 언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페르시아어에서 barabari나 아랍어의 sawiyah 라는 단어가 다소 비슷한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이 두 단어의 정확한 뜻은 각각 ‘병렬’과 ‘분리’이다. 이슬람권 언어에는 ‘정치’라는 단어도 없다. 요즘에는 siassah라는 단어가 정치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는 하지만, 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낙타를 한줄로 세우기 위해 채찍질을 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 단어를 가장 제대로 번역한다면 ‘규격화’, ‘조직화’, ‘통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슬람교의 경전이자 아랍인의 삶의 규범집인 코란을 봐도 정부나 국가를 의미하는 단어가 발견되지 않는다. 물론 고대 이슬람 신자들도 그리스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의 문헌들을 그들의 언어로 번역했지만, 자신들의 사회에 정치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용어를 정치적으로 번역하지도 않았다. 이처럼 이질적인 질서와 문화를 가진 이슬람 사람들의 입장에서 평등이라는 단어와 개념은 도저히 용납하기 힘들다. 우선 이들은 종교인과 비종교인을 동등하게 대우할 수는 없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당시의 이슬람 신자들은 종교인의 입장에서 비종교인을 차별했으며, 종교인이라 하더라도 이슬람과 유대교, 기독교를 우월한 종교로 본 반면, 불교나 브라만교 등 인도계 종교를 비롯한 다양한 다른 종교들을 열등한 종교로 보아 이들 열등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차별했다. 그들은 이슬람교도가 아닌 사람이라고 해서 학대하지는 않았지만, 결코 동등하게 대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심지어 동식물에도 서열을 부여했다. 그들은 일곱 식물과 일곱 동물들은 사후에 천국으로 가지만 다른 동식물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신권정치
이슬람에서는 권력은 오직 신만이 갖는 것이고 신으로부터 부여받는 것이다. 즉 진정한 권력은 오직 신만이 누리는 것이며, 사람이 누리는 권력은 진정한 하늘의 권력과는 다른 땅의 권력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고대 이슬람 세계의 통치자인 칼리프는 다른 세계의 통치자와는 달리 입법권이 없다. 오직 신이 만들어준 법에 따라 법을 집행하기만 할 뿐, 법은 신이 만들어준 그 법을 바꿀 수도 없앨수도, 새 법을 만들 수도 없는 것이 이슬람 사회이다. 즉 신이 만든 법은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히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창조할 권리와 신의 섭리를 바꿀 권리가 없다면, 오로지 할 수 있는 일은 신의 섭리를 발견하고,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만 남는다. 그러나 이슬람 국가와 사회에서는 아무리 인간을 존중해 준다고 해도 사람에게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는 법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할 정도로 민주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이슬람권의 사람들은 서구의 자유와 평등을 경험하면서도 그들의 이슬람 특유의 체제가 열등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신이 만들어준 법으로 통치되는 사회가 사람이 만든 법으로 통치하는 사회보다 훨씬 나을 수밖에 없다는 신념이 있다.

이란의 대표적인 시인인 루미는 이같은 시를 썼다.
“오 신이시여, 결코 우리를 떠나지 마소서
만일 신께서 우리를 떠나시면 우리에게 저주가 임할 것입니다.”

이슬람 신자들은 그들의 신이 인간의 모든 대소사에 개입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를 위해 12만 4천 명의 선지자와 사자들을 보내어 신의 뜻과 우려를 전달해준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철학에 철저한 이슬람 신자들에게 민주적 사회란 견딜 수 없는 공포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