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교인들과 기독교인들 그리고 무슬림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그들 모두가 ‘책의 사람들’ 이라는 점이다.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경전을 전파할 의무를 가지고 있지만, 유대교인들은 기독교인들이나 무슬림들 만큼의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

경전을 타인에게 전하는 일은 어렵다.
성경은 800,000자의 단어로 되어 있고, 여러 세대를 이어서 발생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반면, 이슬람 경전인 쿠란은 기독교 신약 성서의 5분의 4 정도 되는 분량이지만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여러 서양인들이 쿠란을 읽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술회했다. 18세기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인 에드워드 기븐(Edward Gibbon)은, 쿠란이 우화와 교훈이 끝없이 모순된 서사시 같다며 불평을 했다. 19세기 스코틀랜드의 역사가이자 작가인 토마스 칼라일(Thomas Carlyle)은 자신이 읽었던 책들 중 쿠란이 가장 고생스러운 책이었으며, 쿠란을 지루하고 혼란스러우며 투박하고 구성이 복잡한 책이었다고 묘사했다.

성경은 매년(2006년) 1억 권 이상이 팔리거나 기부된다. 미국에서의 매해 성경 판매액은 4억2천5백만 달러(한화 약 6천억 원)에서 6억5천만 달러(한화 약9천억 원)사이이다. 국제 기드온 협회(Gideon’s international)는 1초에 한 권씩 성경을 기부하고 있다. 성경의 부분 혹은 전체가 2,426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으며, 이들 언어는 세계 인구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언어이다.

쿠란은 이슬람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읽혀질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이 암송되는 책이다. 사실, ‘쿠란’은 ‘암송’ 이라는 뜻이다. 무슬림들의 삶에선 경전을 마음에 새기고 암송하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높은 목표는 없다.

쿠란을 암송하는 것은 무슬림 교육의 중추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 가장 칭송 받는 것 중에 하나가 ‘하피즈(hafiz)’로 이는 쿠란 전체를 암송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이란에서 쿠란 전체를 암송할 수 있으면 대학 학위를 자동적으로 취득하게 된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암송자들끼리 경합을 벌이는 대회가 펼쳐지는데, 수십만 명의 청중들이 이것을 보기 위해 몰려든다. 이 경기 우승자의 암송 CD는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성경과 쿠란은 모두 세계화되었다.
1900년경 세계 기독교인의 80%는 유럽과 미국에 거주했지만 오늘날 기독교인의 60%는 개발도상국가에 살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Ghana)에는 장로교가 발생한 스코틀랜드보다 더 많은 장로교인들이 있다. 1900년경 무슬림들은 아랍 지역과 동남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영국에는 영국 국교인 성공회 교인들 보다 많은 수의 무슬림들이 활동하고 있다. 20세기 들어와서 이슬람이 팽창한 주요 이유는 개종자가 늘어서가 아니라 출산과 이주에 의한 것이다. 무슬림들의 ‘선교’는 새로운 영혼들을 구하기보다는 신자의 믿음을 회복시키고 그들을 더욱 열정적으로 헌신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경전은, 세계가 현대화됨에 따라 종교가 쇠퇴한다는 세속화 이론의 거대한 반증이 되었다. 쿠란을 연구하는 학자인 콘스탄스 패드윜(Constance Padwick)은, 쿠란이 무슬림들 사이에서 살아 있다고 말했다. 패드윜은, 쿠란이 문자나 단어들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신과 함께 타오르는 불타는 덤불의 가지와 같다고 주장했다. 성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떻게 오늘날의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이 그들의 경전을 전파하는 데 이렇게 성공적일 수 있었으며, 선교를 열심히 하는 이 두 종교의 경전인 성경과 코란 중 어느 경전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에 승리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현대의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모두 현대 문명의 도구인 세계화, 과학 기술, 그리고 부(副)를 이용하여 그들의 경전 보급을 놀랍게 성취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종교 개혁가이자 개신교 장로교단의 창시자인 존 녹스 (John Knox)는 스코틀랜드를 얻던지 아니면 죽음을 택하겠다고 외치기도 했다. 오늘날 기독교의 신실한 신자들은 세계를 향해 나가고 있다.

세계화와 부의 결합은 두 종교에게 큰 행운을 가져왔다.
기독교인 인구와 선교사 숫자 비율로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배출한 나라는 한국이다. 그리고 세계에서 성경을 가장 많이 인쇄한 나라는 브라질과 한국이다. 140개의 나라와 연결된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성서공회(Bible Society)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손에 성경을 쥐어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가장 큰 성서 공회인 미국 성서공회(The American Bible Society)는 무신론의 나라 중국에서 5천만 부 이상의 성경을 인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출에 의한 부는 코란의 확산에 엄청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슬림 세계연맹(Muslim World League)과 억만장자들의 후원 아래 세계 이슬람 사원들의 거대한 네트워크, 이슬람 공동체, 그리고 심지어 대사관들을 통하여 매년 3천만 부의 쿠란을 배포하고 있다. FreeKoran.com 사이트에 들어가면 수주일안으로 쿠란을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후원하는 쿠란과 이슬람 서적 보급은 기독교인들과 무(無)종교인들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기독교와 이슬람 사이의 대립과 긴장을 증가시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슬람은 기독교 복음과 유대교의 모세오경(Hebrew Torah)이 신의 계시이며 구원에 이르는 길이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강경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무슬림들은 무함마드(Muhammad) 선지자가 마지막 계시를 받은 이후 기독교와 유대교는 구원의 힘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세계에 흩어져 있는 무슬림들과 무슬림 선교사들은 이슬람이 들어가지 않은 지역에서 이슬람 신앙을 전파하고 있다. 이슬람 신앙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이슬람 단체 타블리지 자마아트(Tablighi Jamaat)는 파트 타임으로 설교하는 사람들의 전세계적 네트워크인데, 이 단체에 소속된 설교자들은 무함마드 선지자처럼 하얀 의복과 가죽 샌들을 신고 소규모로 떼를 지어 여행을 하며 말씀을 전파한다. 이들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갖는 연례 모임에는 수십만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현대 과학 기술도 경전을 이롭게 하고 있다.
신도들은 인터넷상에서 신앙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휴대전화나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경전을 읽을 수 있고, MP3 플레이어를 통해 듣기도 한다. 일상 생활의 자리에서 신앙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성경과 코란을 듣기 위해 MP3 플레이어를 사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인터넷을 통해 교류한다.

쿠란 만을 방송하는 TV채널과 라디오 방송들도 수개나 되고 있다. 미국 성서 공회는 새로운 과학 기술을 이용하여 담배 곽 두 개보다 크지 않고 건전지를 사용하거나, 건전지 없이 손을 이용해 자가 발전하는 수신 장치를 공급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성경을 들려주고 있다.

종교의 경전을 가지고 있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인들은 한 명당 4권의 성경책을 갖고 있지만, 매해 20백만 권의 성경책을 더 산다. 그렇지만 미국인들의 성경에 대한 지식은 형편없다. 갤럽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설문 응답자의 절반도 못 되는 사람들만이 성경 맨 처음에 창세기가 나온다고 대답했고, 1/3만이 산상수훈을 누가 말했는지를 알고 있었다. 산상수훈에 대한 답변 중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미국의 유명한 복음 전도자 빌리 그래엄(Billy Graham) 목사였다. 설문 응답자의 25%가 부활절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으며, 60%는 십계명의 반을 대답하지 못했고, 12%는 노아가 잔다르크와 결혼했다고 답했다.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이자 여론 조사 전문가인 조지 갤럽(George Gallup)은 미국인들이 성경에 무지하다고 평가했다.

무슬림들은 그들의 경전인 쿠란을, 쿠란의 원래 언어인 아랍어로 읽는 것을 매우 선호한다. 고대 언어의 기교가 많은 문구들로 쓰여져 있으면서도 영감어린 쿠란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지식인들조차 이해하기 힘들다. 세계 무슬림들 중 20%만이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무슬림들의 문맹률은 아주 높은 편이다. 쿠란을 배우는 학생들도 자신들이 암송하는 구절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른다.

기독교의 성경과 이슬람의 코란 중 어느 책이 승자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은 답변하기 어렵다. 어떤 이들에게는 질문 자체가 혐오스러울 것이다. 불신자들을 개종시켜 기독교와 이슬람이 함께 승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인지, 또는 기독교와 이슬람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그저 다른 방식으로 따르는 것은 아닌지와 같은 의문들이 생긴다. 어떤 이들은 쿠란의 배포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고, 이 경전의 경쟁의 최전선이 지구상에서 가장 어둡고 위험한 곳에 있기에 질문에 대답하기가 불가능하다고도 한다. 무슬림들은 그들의 싸움이 무신자들을 개종시키기보다 기존 신자들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슬람의 내향적인 성향이 무슬림들의 타종교와의 평화적인 공존을 이끌어 내지는 않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슬람 지도자들은 무슬림들의 신앙을 변절시키거나 포기시키려고 하는 기독교인들의 시도에 격하게 반응해왔다. 전통 이슬람법은 종교적 변절의 대가가 죽음이라고 규정했고, 무슬림들을 변절하도록 하는 것을 죄악으로 간주한다.

세계 곳곳에서 두 경전의 전쟁은 진행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성경이 그들의 영토안에서 배포되는 것을 금지한다. 많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10/40창’이라 불리는 북위 10도와 40도에 걸쳐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있는 이슬람 국가들에 그들의 선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사우스웨스턴 침례교 신학교(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는 무슬림을 개종시킬 선교사를 훈련시키는 석사 학위 과정을 개설했다. 몇몇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에게 쿠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쿠란을 모방한 책들도 만들었다.

이 경전의 전쟁은 두 종교의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의 가장 중심에 놓여 있다. 성경이나 쿠란을 갖고 있는 사람들 중 어떤 이들은 경전을 읽지 않거나 또는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경전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으면 여전히 무신자로 남아있을 것이다.

기독교는 이 경전의 전쟁에서 21세기를 우세로 시작했다.
현재 지구상에는 15억 명의 무슬림이 있는 반면, 전세계 기독교인은 20억 명이다. 무슬림은 20세기에 많이 늘어났다. 전세계의 무슬림들의 숫자는 1900년 200만 명에서 지금의 규모까지 증가했다. 반면 기독교의 교세는 유럽에서 많이 약해졌다. 이슬람은 아랍 전역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다. 많은 기독교 학자들은 2050년이 되면 이슬람이 기독교를 앞지르고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무슬림들은, 최근 미국이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이 코란을 전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불평한다. 9/11테러 사건 이후 이슬람 자선 단체들에게 향하는 기부금이 줄었고 몇몇 자선 단체들은 기부금을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서방의 정보 기관들은 타블리지 자마아트(Tablighi Jamaat)와 같은 이슬람 선교 단체가 지하드(Jihad, 聖戰, 역주)를 지원하는 중간 매개체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며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무슬림들은 이 경전의 전쟁에서 더 크고 장기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첫 번째로 무슬림들이 경전의 전쟁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분야는 바로 마케팅 분야이다. 기독교인들은 무슬림들 보다 우월한 마케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독교 출판업은 규모가 상당히 큰 산업이다. 과거 미국 가정을 방문하여 성경을 팔았던 미국의 유명한 기독교 출판사 Thomas Nelson사(社)는 지난 2005년 473만 달러(한화 약 66억 원)에 팔렸다. 미국의 세속 출판사들은 종교 분야를 추가시키고 있다. 기독교 출판사인 HarperCollins 출판사는 지난 1980년대 말 다른 기독교 출판사인 Zondervan(NIV 성경의 판권을 갖고 있다, 역주)을 인수하였고, 그 외 미국의 주류 기독교 출판사들도 자신들의 성경을 출판하려고 하고 있다. 그 결과 출판사들의 판매 전략들이 성경 판매에도 이용되게 되었다.

성경 출판의 다양성은 쿠란의 추종을 불허한다. Thomas Nelson사는 60가지 다른 종류의 성경책을 매년 출판한다. 총 천연색을 사용한 성경이 나왔고, 구도자에서부터 신부(新婦), 카우보이, 심지어는 바텐더를 위한 성경도 출판되었다. 방수가 되는 성경, 군인들을 위한 위장된 성경책도 있다. ‘100분 성경(100 minute Bible)’은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성경을 요약해 놓은 책이다.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기독교 서적 출판도 성행을 이루고 있는데, 사투리와 속어로 쓰여진 기도서들도 출간되었다. Thomas Nelson사는 지난 2003년 10대 청소년 잡지와 성경을 이어주는 성경잡지 ‘Revolve’를 출간했다. 이 잡지는 신약 성경의 말씀과 미용이나 이성교제를 위한 조언들을 혼합하여 10대 소녀들을 위해 만들어 졌다. 이 출판사는 10대 남자 아이들을 위한 ‘Refuel’, 20대를 위한 ‘Blossom and Explore’ 잡지도 뒤이어 출간했다.

가장 유명한 성경 이야기들로 만든 유아용 성경도 나왔으며, 거칠고 피투성이의 성경 이야기들을 담은 ‘Boy’s Bible’도 있다. ‘Picture Bible’은 마치 영웅을 다룬 만화책 같다. ‘God’s Little Princess Devotional Bible’은 아기자기하고 반짝반짝 빛난다.

성경은 과장된 언어로부터 일상용어로까지 900가지의 다른 영어 번역본으로 출간되어 있다. 미국 성서 공회(American Bible Society)의 밥 허드슨(Bob Hudson)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언어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특이한 사람들은 성경을 TV시리즈 ‘Star Trek’에서 타락한 우주인들이 사용하는 가상 언어인 클린곤(Klingon)으로 번역하기도 했다.

기독교 출판업자들은 유명한 배우들과 최신 음향 효과를 이용하여 오디오 성경도 제작했다. Zondervan사의 ‘The Bible Experience’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배우들의 목소리를 담았고, 다른 오디오 성경들도 성경을 현장감 넘치고 극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

다른 기독교 상품들도 있다. 어떤 예수 인형은 성경의 유명한 구절들을 반복해서 말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성경의 내용을 담은 퍼즐, 단어 게임, 빙고 게임들도 나와 있고, 성경 이야기 그림 색칠하기, 성경 스티커도 있다. 또한 성경의 유명한 구절들을 들려주는 성경 노래방 기계(juke box)도 있다.

무슬림들 역시 쿠란 출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기독교인들만큼 다양하지는 않다. 그 이유는 무슬림 출판업자들의 규모가 작고 판매 전략이 덜 세련되었기 때문만 아니라, 무슬림들은 코란 전체가 실제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실 쿠란은, 천사 가브리엘(Gabriel)이 문맹이었던 무함마드(Muhammad) 선지자에게 구술한 것이 무함마드 선지자의 제자들에 의해 기록되어 만들어졌다. 쿠란은 하나님의 실제 말씀만이 적혀 있으며, 진리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를 담고 있다고 한 이슬람 학자는 설명했다.

이러한 믿음은 무슬림들에게 쿠란을 번역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쿠란은 단호하게 다른 언어로 말하는 선지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무슬림들은 쿠란의 번역을 용납했다. 현재 약 20개의 영어 번역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무슬림들은 번역된 코란의 사용을 주저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쿠란의 번역은 가능한 한 문자적 번역으로 되어 있다. 아직도 신앙심이 두터운 무슬림들은 쿠란의 언어인 아랍어를 배워야 한다.

두 번째, 경전의 전쟁에서 기독교인들이 유리한 점은 미국의 존재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하고 강한 나라인 미국에는 8천만 명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있다. 이는 세계의 어떠한 나라보다 선교사와 기독교 방송 단체 그리고 기독교 출판사들을 더 많이 지원한다는 이야기이다. 무슬림 국가들 중 석유 부국이 있지만 대부분의 무슬림 국가들은 기독교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난하다. 아랍 세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문맹률이 높은 지역인데, 아랍 남성의 20%, 아랍 여성의 40%가 글을 읽을 줄 모른다. 또한 아랍은 가장 낮은 인터넷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세 번째, 기독교인들이 갖고 있는 유리한 점은 서방세계의 종교자유에 대한 지지이다. 미국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의해 보장되어 있고, 수세기 동안의 종교 박해 역사를 갖고 있어 유럽인들은 종교 박해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 반면 이슬람의 나라들은 종교에 의해 다스려지는 신정정치(神政政治, theocracy) 사회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이슬람 부처(Ministry of Islamic Affairs)는 7만2천명의 이슬람 율법학자를 포함한 12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에서 타종교의 예배를 금지하고 있으며, 무슬림을 다른 종교로 개종시키는 것을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 선교사에 대한 공격이 종종 발생하고 있고, 수단에서는 종교적 일탈을 범한 이들에게 감옥형의 처벌을 내리고 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이슬람 세계에서의 종교 박해 상황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무슬림들은 기독교 국가에서 거대한 이슬람 사원을 세울 수 있지만, 반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배포하는 것 조차도 금지 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사회의 기독교 선교에 불리한 상황들은 오히려 이슬람에게 역효과를 내고 있다. 자유 경쟁은 종교에게 큰 기회이다. 미국이 공식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는 성장했다. 신정정치는 결국 나태와 보수주의의 원천일 뿐이다. 무함마드 샤루르(Muhammad Shahrur)가 현대 독자들을 위해 쿠란을 재해석한 ‘The Book and the Koran’은 이 책의 경건성과 큰 호응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세계에서 금서(禁書)로 규정되었다.

성경과 쿠란의 경쟁에 대한 상황은 건전한 교훈을 준다. 종교의 운명을 예상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닌데 그 이유는 역사상 종교들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부흥하거나 사라진 예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기독교와 이슬람 경전의 경쟁에서 분명한 것은, 두 종교의 경전을 전파하려는 노력들이 21세기에 가장 맹렬하게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곳은 아프리카 대륙의 사하라 사막 이남지역으로, 이곳은 내전과 부족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는 곳이다. 성경과 코란은 앞으로도 인류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며, 타는 덤불의 가지들처럼 여전히 신의 불로 인류의 역사에서 타오를 것이다.♡

(출처: The Economist, 2007년 12월 19일,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648호, 65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