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지금까지 태양의 변화를 중심하는 태양력 그리고 달의 움직을 중심한 태음력(음력)을 사용해 왔다. 고대에는 동-서양 모두 12진법을 썼는데, 1년을 12개월,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누는 바탕이 됐다. 또 1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나눈 것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60진법을 사용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력=태양력은 지구의 공전주기(365.2422일)를 12달로 나눠 만들었다. 태양력이 처음 사용된 것은 기원전 18세기께 이집트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인들은 1년을 365일로 정하고, 이것을 30일로 이뤄진 12달과 연말에 5일을 더하는 방식으로 달력을 만들었다.

그 뒤 로마 황제 율리우스 시저(기원전 100~기원전 44)는 시리우스와 태양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관측해 1년이 365.25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기존의 태양력을 보완해 1년을 365.25일로 정한 율리우스력을 고안했다.

율리우스력은 기존 태양력에서 남는 0.25일을 모아 4년에 한번씩 하루를 더해 366일을 1년으로 하는 윤년을 뒀다. 윤년에는 2월을 하루 늘려 29일로 했다. 그러나 율리우스력은 실제의 1년보다는 0.0078일(약 11분)이 길었다. 따라서 대략 130년마다 하루씩 길어져 16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달력상의 춘분이 실제보다 10일 정도 늦어졌다.

그레고리력에서는 4년마다 윤년을 넣되, 4와 100으로 함께 나뉘는 연도(1700, 1800년 등)는 기존처럼 윤년이 아닌 평년으로 정했다. 그러나 100과 400으로 동시에 나뉘는 해(2000년 등)는 윤년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그레고리력에서는 400년마다 97회의 윤년이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1896년부터 대한제국 고종(1852~1919) 황제가 칙령을 내려 태양력(그레고리력)을 썼다.

◆태음태양력=태음태양력은 윤달과 24절기를 만들어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태음력을 보완한 역법이다. 윤달은 태음력과 태양력의 날짜 차이를 메우기 위해 19년에 7번씩 넣었다. 약 3년을 주기로 1년이 13개월이 된다.

24절기는 3000년 전 중국 주나라 때 태양의 운행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태음력에 태양력을 결합해 보충한 셈이다. 태양이 운행하는 궤도(황도)에 15도마다 24개 점을 표시해 입춘.우수.경칩 등의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입춘, 입동 등 24절기는 음력이 아닌 양력이다.

음력의, 설, 추석 등 명절은 해마다 날짜가 크게 바뀌지만 양력으로 정해진 24절기는 날짜 변동이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를 잘 반영해 농경사회의 유용한 생활 지표가 됐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이후 태음태양력을 처음 사용했다.

◆태음력=태음력은 달의 공전주기(평균 29.53059일)를 한 달의 기준으로 삼는다. 한 달의 길이는 29일 또는 30일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기원전 3000년께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에 따라 달력을 만든 데서 유래했다. 하지만 태음력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계절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태음력의 1년은 354.36일로 태양력의 1년인 365.24일보다 11.25일이 짧다. 그래서 3년이 지난 뒤 음력 날짜는 태양의 움직임과 약 33일 차이가 발생해 날짜와 계절이 일치하지 않았다. 8월에 한겨울이 되고, 1월에 한여름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슬람력이 이에 해당되어 라마단이 태양력에 비해 매년 11일씩 빨리 찿아온다.

그런데 태음태양력과 달리 무슬림들이 쓰는 이슬람력은 윤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태음력이기 때문에 순태음력(純太陰曆)이라고도 한다. 코란에 따르면 일 년은 12개월로 고정되어 있고, 윤일을 써서는 안 된다.
 
  “알라는 달의 수가 천지를 창조하신 날 기록한 대로 12달이나니. 이들 중 4달은 성스럽다.”(코란 9장 36절)
 
  “(성스러운 달을) 미루면 불신이 늘어나 믿지 않는 이들이 미혹되리라. 그들은 한 해는 하고 다른 해는 그르다고 하면서 알라가 금하신 달의 수에 맞추기 위하여 한 해는 허하고, 다른 해는 금하며 (알라가) 금하신 것을 허한다. 그들의 사악한 행동은 그들에게만 즐거운 일이니라. 알라가 믿지 않는 자들을 인도하시지 않는다.”(코란 9장 37절)

이처럼 코란 말씀에 따라 무슬림은 한 해가 12달이고 윤일이 없는 이슬람력을 사용한다. 632년 예언자 무함마드가 죽은 지 6년째 되는 해인 638년 당시 무슬림 공동체 지도자였던 우마르가 이슬람력의 기원 1년을 622년으로 정하였다. 무함마드는 고향 메카에서 유일신 신앙을 알리려고 했지만 반대파의 공세에 시달리다가 이해에 위험을 무릅쓰고 무슬림 공동체를 북쪽 오아시스 도시 야스립으로 옮겼다. 이를 히즈라(hijrah)라고 하는데, 우리 말로 ‘이주(移住)’라는 뜻이다. 야스립은 무함마드가 온 이후 예언자의 도시라는 뜻인 ‘마디나트 안 나비(Madinat an-Nabi)’로 불렸고, 이를 줄여 아랍어로 ‘메디나(Medinah)’로 부른다. 우리말로는 ‘도시(都市)’다. 메카와 메디나는 339km 떨어져 있다.

이슬람력은 히즈라를 기준으로 하였기에 히즈라력이라고 한다. 히즈라의 형용사형인 히즈리(Hijri)를 써서 영어로는 히즈리 캘린더(Hijri Calendar)라고 부른다. 서구 문헌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쓰는 예수 탄생을 기점으로 삼아 서기를 표현할 때 A.D.라고 하는데, 이는 라틴어로 ‘안노 도미니(Anno Domini)’의 약자로 ‘주님의 해’라는 뜻이다. 이슬람력은 히즈리 해(Anno Hijri)라고 하여 A.H.라는 약어를 쓴다. 물론 요즘 영어권에서는 A.D.가 지나치게 그리스도교적 색채가 강하다고 하여 공원(公元, Common Era)의 약자인 C.E.로 표기한다.

순태음력인 이슬람력은 태양력인 그레고리우스 서력보다 해마다 11일이 짧고, 33년이면 둘 사이에 1년의 차이가 생긴다. 이슬람력이 622년에 시작하였기에 서력보다 연도 수가 적다. 2017년인 올해는 이슬람력으로 1438년과 1439년이 다 들어 있다.

그런데 이슬람력의 연도가 최소한 달과 함께 표기되지 않는다면 서력으로 연도를 정확하게 환산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슬람력은 종종 서력으로 2년에 걸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예로 들자면 지난 9월 21일 또는 22일에 이슬람력으로 1439년이 시작되었는데, 이해는 서력으로 올 9월부터 내년 9월까지 이어진다. 즉 1439년은 서력으로 2017~2018년이다. 따라서 적어도 최소한 무슨 달인지 모르면 2017년인지, 2018년인지 1년이라는 차이가 난다. 역사학에서 1년의 오차는 어마어마하다.

이슬람 국가마다 새해 시작 달라

사실 이보다 더 복잡한 문제는 전통적으로 이슬람력에서 새로운 달이 아랍어로 힐랄(Hilal)이라고 부르는 초승달을 육안으로 보아야만 시작한다는 점이다. 초승달을 보지 못하면 현재의 달이 하루 더 이어진다.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가 29.5일이니 한 달이 29일이나 30일이 되는데, 초승달을 맨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면 해당 월이 31일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법칙을 적용하지 않는 유일한 달은 한 달 내내 해가 떠 있는 동안 단식하는 9번째 라마단(Ramadan)월뿐이다. 라마단월 29일에 초승달이 보이지 않으면 30일까지 단식을 이어가고, 30일째 되는 날에 초승달이 안 보이더라도 단식을 30일에 마친다. 단식월은 30일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예언자의 전승을 준수하는 것이다.

육안으로 초승달을 확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학적으로는 분명 초승달이 떠 있는 시기라 해도 천체 환경에 따라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 어느 지역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는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으로 무슬림 세계에서는 초승달 확인 원칙을 고수해 왔다. 무슬림 중에서 이스마일 시아파만 천문학적으로 계산하여 달력을 만들어왔다.

새해의 시작은 국가마다 개별적으로 발표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는 대법원 명의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역법계산법에 따라 이슬람력 1438년 12월 29일(서력 2017년 9월 20일 수요일)에 1439년 무하람월을 알리는 초승달을 관측하였기에 2017년 9월 21일 목요일을 이슬람력 1439년 무하람월 1일로 공표하였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걸프 지역에 위치한 오만에서는 수요일 저녁에 초승달이 보이지 않아 목요일을 1438년 마지막 날로 선언하고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하루 늦은 22일 금요일을 새해 첫날로 선포하였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2017년 9월 21일 목요일 저녁에 초승달이 떴기에 2017년 9월 22일부터 새해가 시작되었다.


UAE, 통일 이슬람력 제정

이처럼 초승달이 보여야만 새로운 달이 시작되기에 일상생활에 혼란이 인다. 초승달 관측 여부에 따라 새해 결정이 늦어지면서 휴일이 유동적이 되는 바람에 학교 시험이나 여행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매달 첫날이 이처럼 초승달에 달려 있다 보니 사전 계획을 세워도 변동이 있을 수밖에 없다. 초승달 육안 관측이 지닌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사우디아라비아는 나름의 방법으로 이슬람력을 만들고 있다. 초승달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천문학적인 지식을 이용하여 새로운 달의 시작을 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메카를 기준으로 만일 순태음력 29일에 일몰 전에 지구에서 보았을 때 새로운 달이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있고, 달이 일몰 후에 진다면 다음날을 새로운 달의 첫날로 정한다. 이러한 두 가지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그달은 30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천문관측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방식이 초승달 육안 관측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말인즉 곧 사우디아라비아가 직접 눈으로 초승달을 보지 않고도 새로운 달의 첫날을 정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다른 여러 무슬림 국가에서는 육안으로 직접 초승달을 보아야만 새로운 달의 첫날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슬람력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하다. 모든 무슬림이 보편적으로 따를 수 있는 이슬람력 제정 요구가 있지만, 전통을 뒤엎기에는 아직 목소리가 약하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처럼 국가 차원에서 국내 이슬람력의 통일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2017년 처음으로 이슬람법과 과학적 원칙에 따라 국내 어느 곳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통일된 이슬람력 1439년 달력을 제정하여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 등 7개의 연방 소속 아미르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달력과 예배시간표를 제공하였다.

라마단 날짜도 나라마다 달라 

이슬람 또한 우리가 음력에 맞추어 설날, 부처님 오신 날, 추석을 공휴일로 보내듯, 이슬람 종교와 관련된 여러 의례, 행사, 축일을 이슬람력에 따라 지낸다. 라마단 단식과 단식 마치고 지내는 단식종료제인 이드 알피트르, 메카 대순례인 핫즈, 핫즈 때 행하는 희생제 이드 알아드하 등 굵직굵직한 종교축일을 이슬람력에 따라 지낸다.

앞서 말했듯 초승달 관측 여부 때문에 이러한 기념일이 지역마다 차이가 나서 무슬림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별히 라마단 단식 시작과 종료, 그리고 종료 후 행하는 단식종료제 이드 알피트르가 그러한데, 준수 일이 하루 정도씩 차이가 나서 전 세계 모든 무슬림이 같은 이슬람력을 써도 같은 날 형제애를 느끼며 동시에 단식을 시작하거나 마치기가 어렵다.

초승달이 보여야 새로운 달의 첫날이 시작한다는 말은 하루의 시작이 아침이 아니라 밤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2017년 1439년 무하람월 5일이라면 사우디아라비아 방식을 따르면 2017년 9월 25일이고 오만 방식을 따르면 9월 26일이 되는데, 전통적으로 밤에 새날이 시작하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 방식이라면 9월 24일 일몰부터 9월 25일 일몰 전, 오만 방식이라면 9월 25일 일몰부터 9월 26일 일몰 전까지다.

이란이 국제상거래 할 수 있는 날은 일주일에 3일뿐

유대계 미국인 학자인 고이타인(Shelomo Dov Goitein·1900~1985)은 초기 이슬람 시대에 무함마드가 유대인들을 이슬람 신앙으로 초대하기 위해서 유대인들이 많이 모이는 장에 가서 예배를 한 것이 금요일 합동예배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안식일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유대인들은 금요일 일몰 직전에 미리 장을 보며 안식일 준비를 했는데, 이때 무함마드가 예배를 하였다는 것이다.

오늘날 무슬림 국가는 터키, 인도네시아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금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국제사회와 무역거래에 지장을 덜 주기 위하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오만, 이라크 등은 금요일과 토요일에 쉬는 반면 이란은 목요일 오후부터 금요일까지 쉬기에 사실상 국제사회와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요일이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3일뿐이다.

아랍국가의 요일 이름을 보면, 금요일은 예배를 위해 모이기에 모임의 날이고, 토요일은 안식일, 일요일은 제1일, 화요일은 제2일, 수요일은 제3일, 목요일은 제4일이라고 부른다. 이란의 요일은 아랍어와 같이 금요일은 예배를 위한 모임의 날, 토요일은 안식일이라는 뜻을 지니지만,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 2, 3, 4, 5 토요일이라고 부른다.

이란에서는 3개의 달력 사용

오늘날 무슬림 세계는 이슬람력과 함께 서양력을 사용한다. 이란은 이란 고유의 태양력을 쓴다. 이를 이슬람태양력이라고 부르고, 이슬람력을 이슬람음력이라고 한다. 이란의 태양력은 일 년이 365일이다. 첫 6달은 31일이고, 이후 5달은 30일, 마지막 달은 29일이다. 4년마다 마지막 달에 하루를 더해 30일을 만든다. 한 해의 시작은 3월 21일 춘분이다. 이란의 달력은 12 별자리와 기간이 같다. 이를테면 첫 번째 달인 파르바딘(Farvardin)은 3월 21일에 시작하여 4월 20일에 끝나는데, 양자리(Aries)다.
 
이란에서는 이슬람양력, 이슬람음력, 서양력을 다 쓰는데, 거의 모든 신문이나 공공매체에 이 셋이 모두 표기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 이슬람양력과 이슬람음력을 모두 인정하나 정부기관은 이슬람양력을 따른다.

이슬람음력은 이슬람과 관련한 종교행사나 의례를 준수하는 데 쓰이고 이슬람양력은 이슬람 종교 외 경축일을 기념하는 데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이란의 설날은 노루즈(새로운 날)인데, 춘분일인 3월 21일이다. 전통적으로 기념해 온 조로아스터교 관련 의례를 다른 이름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 새해 13번째 되는 날, 올해의 경우 4월 2일은 불운을 막기 위해 모두가 집 밖으로 나가는 날인데, 시즈다 베다르(Sizdah bedar)라는 전통적인 이름 대신 자연의 날로 개명하였다.
 
이슬람양력은 이슬람음력과 마찬가지로 무함마드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622년을 기점으로 한다. 파흘라비 왕정시대에 레자 샤(Reza Shah)는 키루스(Cyrus) 대왕이 즉위한 기원전 559년을 양력의 기원으로 삼아 해를 세었으나,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양력의 시작점이 현재처럼 바뀌었다. 그래서 2017년 올해는 이슬람양력으로 1396년이다. 1396년은 올해 3월 21일에 시작하였고, 내년 2018년 3월 20일에 끝난다. 이란에서 이슬람력 1439년의 첫날은 오만과 같이 9월 22일이었다. 즉 이란에서 2017년 9월 22일은 이슬람음력 1439년 1월 1일(무하람월 1일)이었고,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이슬람양력에 따르면 1396년 6월 31일(샤리바르월 31일)이었다.

(from : 월간조선, 중앙일보)